고양이가 내 품에서 편이 잠을 자고 있다.
매장 테라스에서 태어난 길고양이가 어미를 잃고 파레트 바닥으로 숨어들어 간다.
경계심 많던 새끼 고양이에게 진심을 다해 보살펴주니,
테라스가 아닌 사람이 있는 매장으로 들어왔다.
유년 시절 어머니 품에 안겼을 때, 그 편안함과 따듯함을 잊을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포근한 공간이다. 어머니가 나를 업고 동네를 걸어 다녔던 장면이 드문드문 기억난다.
초등학교 1,2 학년 때까지 발이 불편한 나를 가끔 업어 주셨다.
30년도 지났지만, 그 순간을 기억해 보면 미소가 나오며 그립다.
어두운 터널, 불빛 하나 없고 내 몸 하나 움직일 수 없이 꽉 조이는.
심장이 요동치며 공포감에 휩싸여 곧 죽을 거라는 생각.
주차장 같던 퇴근 시간의 내부순환도로,
앞으로 갈 수도, 차를 멈출 수도 없는 그런 상황,
손발에 땀이 흥건하고 차가운 눈물이 뺨을 넘어 턱에서 떨어진 그날.
물을 안 주던 식물이 어느 순간 말라버렸다.
해도 못 보며, 어둠 속에서 숨 막힌 식물은 그렇게 죽어갔다.
흙도 식물도 그 공간 공기마저 힘 없이 가버렸다.
그렇다.
그 공간에는 또 다른 식물이 들어올 예정이다. 어쩌면 그 친구도 또 사라질 수 있다.